“NFT는 미래 예술의 신세계다“

  • 이윰은 2021년 한국 최초로 퍼포먼스 아트 NFT를 선보인 현대미술가이자 행위예술가이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하고 90년대 영상매체시대의 X세대를 대표하는 스타 작가로 활동했다. 이윰은 자신이 만든 조각품을 직접 입고 살아있는 조각이 되어 '빨간블라우스'(1995), '살아있는 조각'(1996), '하이웨이'(1997)를 선보였다. 국내 주요 갤러리인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 '매란국죽'(1998)을, 국립현대미술관의 추천으로 후쿠오카 아시안아트 트리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였다. 이후 일본 미술수첩에서 밀레니엄을 이끌 세계 100대 아티스트 선정(2000), 성곡미술대상 수상(2002),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한 '한국미술 100년전'에 참여하는 최연소 작가로 선정되었다(2005). 주요 컬렉터로는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코리아나 미술관, 쌈지 아트 컬렉션 등이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갖춘 중진 작가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NFT 아트씬에 자신의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하나하나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익혀나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NFT를 향한 작가의 목소리는 남다른 울림을 지닌다 (www.iumart.net).

이윰, '하이웨이', 16mm필름을 비디오로 전환, 1997, 국립현대 미술관 소장.

Q. NFT는 투자 목적이 짙은 디지털 자산이다. 작가 입장에서 NFT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는가? 

NFT 아트는 현대예술계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예술-기술-경제’가 만나는 보다 큰 융합적 영역에서 탄생했다. 오히려 예술 개념은 NFT 전체 분야 중에 한 섹터에 불과하다. 예술을 통한 투자의 속성이 강하다는 점을 전제하여 이 기술을 이해하고 예술가의 관점에서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지 않으면 NFT 시작점에서부터 인식과 개념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예술가들은 예술의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예술가들이 경제와 기술 영역까지 파고 들어가 어떻게 기술을 미학적 가치로 승화시키고 투자마저 예술이 되게 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Q. 몸을 매개로 하는 퍼포먼스 작업의 본질적 특성을 고려할 때 메타버스에서 작가로서 추구하는 작업의 완성도가 충분히 발현될 수 있을까?

레드디멘션 작업의 경우, 나의 몸을 3D 스캐닝하여 디지털 휴먼의 신체를 만들고 치수에 맞는 의상을 디자인해 3D 모델링을 하고 3D 프린팅 의상 조각을 출력했다. 그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촬영한 후 다시 디지털 세계로 가져와 영상 편집과 사운드 작업을 덧입혔다. 물리적 몸과 현실 환경의 한계를 넘어서서 메타버스에서 더 풍부한 상상력을 펼치며 완성도 있는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다. 일례로, 3D 프린팅으로 출력한 메타버스 드레스를 입고 퍼포먼스를 한 NFT 영상 작품이 있는데 평면 일반 디스플레이가 아닌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로 시연하는 것을 유튜브 영상에 담았다. (*영상 https://youtu.be/gIHu5zvK0kM)

이윰, ‘ARTIST DRESS IN METAVERSE’ 작품 제작 과정(2016)

Q. NFT 주요 작업은 무엇인가?

이윰의 첫 NFT 작품 '레드디멘션'을 소개하는 아티스트 드랍파티 소개 포스터(2021)

오픈시에 처음 선보인 NFT 작품명은 ‘레드디멘션 Red Dimension’이다. 레드디멘션은 피, 생명, 사랑을 상징하는 빨간빛의 세계이며, 회색빛 현상 세계에서 잃어버린 개인의 고유 원형인 ‘자기다움’이 보존된 창조의 세계이다. NFI(Non-fungible Identity)를 추구하는 나의 NFT 미학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 작품은 2016년에 서울시립미술관의 그룹전 《X: 1990년대 한국미술》 展에서 아트북, 사진, 인터랙티브 영상과 설치미술 형태로 처음 발표했다. 이후 2019년 이윰 스튜디오에서 설치, 영상, 사진 작업으로 심화했고, 2021년에 비로소 메타버스 아트에 최적화된 NFT 작품으로 완성하게 되었다. 특히 제작 과정 전반에 디지털 휴먼과 리얼 휴먼으로 가상과 현실을 오고 가는 메타버스의 상상력을 담고 있는 작업으로 NFT 예술의 미학을 구현하고자 했다.

3D 프린팅으로 출력한 작품 'ARTIST DRESS IN METAVERSE'를 선보인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윰(2019)

메타버스 갤러리 온사이버 전시 장면

Q. 메타버스 미술관을 소유하고 있다. 어떤 곳인가? 

‘온사이버’라는 메타버스에 위치한 IUM NFT MUSEUM (http://iumart.net/nft)으로 NFT 작품 전용 메타버스 뮤지엄이다. 나는 이 곳의 아티스트 디렉터로서 NFT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업과 결이 맞는 메타버스 공간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나에게 이야기에 담긴 상상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작가로서 내가 추구하는 NFT 아트의 형태를 메타버스에 구축하고자 했다. 또한 감상자가 온라인으로 VR 헤드셋을 끼고 몰입형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도록 전시 경험을 디자인했다.
실물 전시는 전시관 대관, 작품 제작, 포장, 운반, 설치, 철수 등의 모든 과정에서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메타버스 뮤지엄은 모든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글로벌 전시를 개최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TIME WALKERS_IUM X FEWK(Far East White Kingdom) NFT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2021)

이윰 NFT 뮤지엄 전시장 광경(2022)

Q. 어떠한 NFT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애틱 NFT 아트(Attic NFT ART) 커뮤니티는 국내 최대 작가 커뮤니티인 '클하 NFT'에서 만난 작가들과 결성한 소규모 커뮤니티이다(www.atticnft.net). 다락방같이 아늑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정서적 교감과 신나는 모의를 나누고 있다. 나는 커뮤니티 파운더인데 현대미술 작가 외에 컴퓨터 그래픽, 일러스트 디자인, 모션그래픽, 픽셀, 동화책, 회화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있다.
애틱 NFT 아트 커뮤니티는 NFT 아트의 미학적 담론과 작가정신을 세워나가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클럽하우스와 디스코드에서 매주 다락방 살롱을 개최해 NFT 작품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상호 대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줌으로 NFT 분야에서 습득해 나가야 하는 새로운 기술도 연구한다. 아티스트들은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구축한 멤버십을 통해 커뮤니티 프로젝트에서 협업한다.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NFTis 느프트이즈》 展인데, 커뮤니티 기반 활동 경험을 지닌 NFT 아티스트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NFT 철학을 담은 NFT 작품을 메타버스 IUM NFT MUSEUM_ATTIC 전시관(oncyber.io/atticnft)에서 전시하고 있다. 이는 NFT 작가의 대체불가능한 정체성을 선언문 형태의 작품으로 표현한 실험 예술이다. NFT 컬렉터는 실물 작품도 소유할 수 있다. 작가들이 직접 부딪히며 경험한 NFT 아트의 실체를 블록체인에 영원히 기록하고자 했다. 블록체인이 거래장부만이 아닌, 살아있는 인문학을 구축하고 가치를 연결하는 하트 체인(Heart Chain)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애틱 NFT 아트(Attic NFT ART)의 메타버스 NFT MUSEUM 전시 포스터(2022)

애틱 NFT 아트(Attic NFT ART)의 메타버스 NFT MUSEUM 전시 장면

Q. NFT아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현대미술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NFT에 관심은 있지만 자신이 직접 부딪치기보다 작업을 대신 NFT화해 판매해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변화된 시대정신 앞에 작가는 스스로의 정체성 갱신이 필요하다. 물론 중간 에이전시의 역할과 협업도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전에 작가 정신을 발휘해서 이 세계에 직접 뛰어들어 경험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작가의 철학을 반영해 NFT화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 이상으로 NFT 아트가 무엇인지 깨달으며 이 속에 담긴 살아있는 인문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NFT 아트에 대한 작가의 철학과 정체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윰(IUM)
www.iumart.net
www.ium.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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